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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서한

23/04/2020

본상신부의 사목서한1

+ 평화를 빕니다.

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늘 언제나 여러분들과 여러분들의 가정에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기쁨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우리가 함께 만나 하느님을 찬미하고, 얼굴을 마주하며 안부를 묻고, 친교의 대화를 나누지 못한지도 벌써 1달이 훌쩍 넘어섰습니다. 이동 제한으로 인하여 우리의 삶이 조금은 지루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불안하기도 하지만, 하느님께서 우리의 길을 밝혀 주실 것을 믿기에 우리는 크게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저는 오늘 이 사목서한을 여러분들께 보내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교회를 통한 하느님 아버지의 구원 사업은 어떤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서한을 통해서 교우분들이 하느님을 더욱더 잘 알고 사랑하고 그분과 깊은 친교의 길로 들어서기를 주님께 간구합니다.

이 서한의 목적은 여러분들께 저의 사목계획을 간단하게 공지하고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당연히 성당에서 여러분들 앞에서 그 계획을 설명드려야 마땅하지만, 지금의 현실안에서, 이렇게 서한으로 대체함에 대해서 여러분들의 너그러운 양해를 바랍니다.

조 발그니 신부님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파리한인 본당신부로서 제가 수립한 사목계획은 3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첫번째 단계: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준비해 주시는 우리의 어머니 동정 성모 마리아

  • 두번째 단계: 우리의 구원자이시며 동반자이신 그리스도와의 만남

  • 세번째 단계: 초대 그리스도인들처럼 성령으로 변화된 우리

 

저는 각 단계마다 특별한 기간을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3단계는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기에 시간의 배분으로 정확하게 구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준비해 주시는 우리의 어머니 동정 성모 마리아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이 세상에 그리스도를 보낼 통로로 성모 마리아를 택하셨습니다. 그러기에 그리스도께서는 성모님을 통해서 이 세상에 들어오셨습니다. 이는 하느님 아버지의 거룩한 뜻이었습니다. 그리스도를 맞이하는 성모님의 역할은 예수님의 탄생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여전히 교회를 통해서 계속되어 오고 있습니다. 몽포르의 루도비코 성인께서는 그리스도께서 성모님을 통해서 이 세상에 오셨다면, 우리도 성모님을 통해서 예수님께 나아가는 것이 가장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맞는 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지난번에 유튜브를 통해서 본당신부로서 파리한인본당을 성모님께 봉헌하겠다고 공지하며, 각 개인들과 가정의 봉헌을 동시에 독려하면서, 저와 함께 성모님께 봉헌을 위한 33일간의 준비를 제안했습니다. 이는 즉흥적으로 여러분들께 제안된 것이 아니라, 저의 첫번째 사목 목표 안에서 이루어진 제안이었음을 말씀드립니다. 제가 유튜브를 통해서 저의 사목목표를 제대로 설명한 기회가 없었기에, 이렇게 여러분들께 설명드리는 것입니다.

이 봉헌을 위한 준비는 제가 파리 본당에 부임한 이래, 새로운 사목계획 아래에서 계획된 첫번째 공식 일정이기에 저는 “봉헌을 위한 33일간의 준비”에 본당 교우분들의 많은 참여를 독려하는 바입니다. 성모님께 봉헌하는 것은 그리스도께 봉헌하는 것과 다른 것이 아니며, 세례 성사의 갱신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33일간의 일정이 조금은 부담스러운 일정일 수 있음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만 시간을 낸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의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33일에 온전히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믿습니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을 교회와 우리와 함께 하는 성도들의 믿음이 채워준다는 진리를. 우리의 삶이 “일시정지”된 이 시기가 저는 오히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쉽게 마련할 수 없는 시간을 살았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의 많은 본당들과 가정들이 봉헌을 통해서 많은 변화를 체험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이번 기회를 잘 살리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봉헌을 위한 33일간의 준비”는 4월 27일 월요일부터 시작하여, 5월 30일 토요일 성대한 봉헌식으로 끝마쳐질 것입니다. 물론 이동제한의 해제와 미사의 재계가 그때까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봉헌식은 뒤로 이동될 것입니다. 봉헌의 준비를 통해서 우리 자신을 잘 준비한다면, 봉헌식은 본당의 큰 축제가 될 것이며, 기쁨의 잔치가 될 것입니다.

“성모님께 봉헌”은 첫번째 단계의 사목계획의 핵심입니다. 이 봉헌이 이루어진 뒤에 다른 여러가지 계획이나 실천사항이나 있을 것이나, 세세한 부분은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두 단계도 이 서한을 통해서 말씀드리려 하였으나, 지면이 너무 길어질 것 같은 관계로 다음 기회에 [사목 서한 2]로 여러분들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들을 언제나 좋은 풀밭과 우물로 이끌어 주시길 저는 목자로서 늘 간구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기쁨과 희망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2020년 4월 24일
정윤수 프란치스코 신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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